[앵커]
아는기자, 정치부 이세진 기자 나와있습니다.
Q1. 대체 90분 동안 뭐 한 거에요?
만찬 참석자들 이야기 종합해보면, 90분 이렇게 진행됐다고 합니다.
전체 발언 분량의 80%를 대통령이 말했고, 앞에 앉은 추경호 원내대표가 맞장구를 치며 호응했고, 한동훈 대표는 굳은 표정으로 거의 말을 하지 않았다.
대통령실은 사진 4장 딱 공개했습니다. 당은 별도 브리핑도 안 하고요. 브리핑할 내용이 없었던 거죠.
Q2. 그러니까 한시간 반 동안 무슨 대화를 했대요?
한 참석자 말이, "브리핑만 봐도 얼마나 알맹이가 없었는지 알 수 있지 않느냐"고 하더라고요.
대통령실이 내놓은 서면 브리핑 내용은 이렇습니다.
대통령이 "원래 바베큐를 직접 구우려 했다" "계란말이 마는 게 잘 안 되더라" 이런 말을 했다고 하고요.
또 추 원내대표가 "대통령이 양자역학을 많이 알고 계시더라"고 하니, 대통령이 "양자역학 공부를 해야 된다"고 당부했다.
산책 자리에서는 대통령이 "국회에서 여야 축구대회는 어디서 하느냐"고 물었다는데, 정작 국민들이 궁금해하는 의정갈등 해소 방안이나, 연금개혁 같은 이슈는 브리핑 내용에 없습니다.
체코 순방에서 거둔 원전 성과를 자화자찬 한 내용이 그나마 현안이긴 합니다.
Q3. 한 대표는 독대까지 요청할 정도로 대통령에게 할 말이 많았던 거 아니에요?
네.
의료문제, 김건희 여사 문제 등 논의해야할 의제들 잔뜩 준비한 것 같았는데요.
정작 어제 만찬장에서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참석자에게 물어보니, 중간 중간 대통령의 체코 순방 이야기에 거든 정도, 대통령과 커피 관련한 환담 외에 별 말을 안 했다고 합니다.
한 대표 측은 "대통령실이 발언 기회를 안 주려고 작정한 거 같았다, 그런데 그런자리에서 갑자기 정색하고 말할 수 있겠냐"는 건데, 대통령실은, "무슨 어린애도 아니고, 사회자가 있는 것도 아닌데 하고싶은 말 왜 못하냐"고 받아쳤습니다.
Q4. 대통령은 자화자찬하고, 한 대표는 침묵한 거에요. 한 대표 어제 또 독대를 신청했다던데, 성사가 되겠습니까?
당분간 어려워 보입니다.
한 대표는 어제 독대 요청하면서 언론에 그 사실을 알리겠다고 했는데요,
한 대통령실 관계자는 "그럴 힘 있으면 야당을 공격하라"고 비꼬더라고요.
Q5. 감정 싸움만 하면, 여권 일은 언제합니까?
보수층 내부에서도 우려가 쏟아집니다.
유승민 전 의원, SNS에 "배 가라앉고 다 망해봐야 정신 차리겠느냐"고 썼고요.
한 보수 정치권 원로는 저한테 이런 이야길 하던데요.
"국민의힘 의원 108명이 하루아침에 없어져도 나라에 아무 영향이 없을 거다" 라고요.
대통령에게 민심을 제대로 전달도 하지 않고, 거대 야당에 무기력한 존재감 없는 여당을 비판한 건데요.
그 인사, 대통령도 민심 무서운 줄 모르고 고집만 부리는 것 같다고 걱정했습니다.
아는기자, 이세진 기자였습니다.
이세진 기자 jinlee@ichannela.com